[하우스 푸어] 부동산도 공짜 점심은 없다
이 책은 한 방송국의 PD가 직접 취재한 내용들을 갈무리 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. 주의, 주장보다는 실증적 자료를 통해 세상의 이치를 알고 싶다고 한 저자는, 부동산에 있어서 뉴스로 알 수 없는 부분을 확인 했고, 그러한 측면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했는지도 모른다. 중간중간에 ‘하우스 푸어’에 해당되는 사람과의 인터뷰도 곳곳에 실려 있는데 그런 것들을 통해 피부에 와 닿는 현실을 전하려고 했던 것 같다.
이 책이 나온 년도는 2010년이라 지금 2021년을 기준으로 보면 벌써 10년도 전에 일이지만, 바로 오늘 일 처럼 느껴진다. 그 이유는, 이 책에서 언급한 2010년대의 상황과 지금이 너무 똑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. 이 책에서는 ‘하우스 푸어’가 양산된 원인을 ‘아파트 매트릭스’때문이라고 말한다.
아파트 매트릭스란 무엇인가, ‘정부 – 금융기관 – 건설업체 – 언론 – 부동산정보업체들 간에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위해 만든 부동산 덫’이라는 말이다. 우리나라는 현재 집을 사려면 2가지의 선택지가 있다. 기존에 지어진 집을 사거나, 분양을 받는 방법이다. 여기서 분양은 ‘선분양제’로 몇 년 후에 집을 지어서 줄 테니, 미리 계약을 하는 방법이다. 저자는 이 선분양제도 때문에 현재 하우스 푸어가 늘어나고, 무리한 빚을 끌어다 쓰게 되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. 지금 현실을 잠시 보면, 사람들이 집을 살 때 ‘빚을 끼고 사는 것’이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다. 10년 전에도 이 생각은 변하지 않았었다. 어째서 빚을 반드시 끼고 사야 하는게 되어버린 걸까? 집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이 빚을 지게 되면 이익은 누가 보는지 뻔 하다. 은행이다. 빚을 크게 늘릴수록 은행은 이익이 더 커진다. 그러면 은행은 빚의 양이 커지면 좋은 것이다. 이 빚의 양은 누가 정할 수 있을까? 바로 건설업체다. 현재 건설업체가 아파트를 지을 때 공사비 항목으로 들어가는 면면을 100% 공개하지 않는다.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금액을 증액 한다고 한들 주택 구입자는 알 도리가 없는 것이다. 집값 상승 그 이면에는 거대한 블랙홀이 있는 셈이다.
정리하면, 건설업체가 분양가를 높이고 투기 바람이 불어 일반 가계가 대출을 많이 받으면 금융기관은 더 큰 이득을 보는 셈이다.
하지만 투기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‘생각’을 움직여야 한다. 즉, 여론몰이가 필요한데, 이 부분에서 언론이 바람잡이를 한다. 언론은 건설사의 뒷돈을 받고 그저 사실이든 아니든 관계없이 집값이 계속 오를 것 이라고 현혹하기만 하면 된다. 2010년에도 그랬는데, 2021년인 지금은 상황이 다른지 확인해보자.
현재 집값이 50% 가량 오른 상태에도,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‘전문가’들의 말을 기사로 써서 실어 나르고 있다. 또한, 전세가 상승과 관련된 기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. 지금의 언론은 그 어느곳에서도 ‘집값이 비정상적이다’ 라거나 ‘집값이 내려야한다’라는 기사를 쓰지 않는다.
저자는 이렇게 현혹된 사람들이 종국에 가서 하우스 푸어가 된다고 한다. 집값이 끝없이 상승하면 그 누구도 하우스 푸어가 되지 않는다. 하지만 경제는 오르기도, 내리기도 하면서 균형을 맞춰간다. 바로 이 균형에서 벗어나있음을 인지하고 싶어도 사방팔방에서 오른다고 현혹하니 못 버티고 배기느냐 이거다.
언론이든 주위에서든 아무리 바람을 불어도 경제는 자기 자리를 찾아간다. 부동산이라고 평생 공짜는 없다.
책의 중반부를 넘어서서는 재건축 때문에 하우스 푸어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. 흔히들 재건축 하면 값 싸고 헌 집에 살다가 공짜로 새집에 집값이 올라가서 이익을 보는 것으로 생각하지만, 이 책에서는 재건축의 민낯을 다 보여준다. 재건축을 하게 되면, 예상보다 돈이 더 많이 들어갈 수도 있다는 것을 그 누구도 알지 못하고 또한 언급해주지 않는다.
지금도 비정상적인 집값이 계속 상승하는 와중에 누가 현혹되어서 집값이 떨어지게 되면 아주 힘든 삶을 보내게 될지 모른다. 하지만, 이럴 때 일수록 긍정적인 부분의 반대를 비춰주는 책들을 읽어서 자신의 가치판단에 도움을 주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. 적어도 이 책은 당시 상황을 잘 묘사하고 있을 뿐 아니라, 뉴스, 그리고 뉴스에 나오지 않는 사례들을 모아놓음으로써 그 리스크를 ‘인지’정도는 할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.